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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eAge Life Style. Vol.4-3

서버통합 그 후 한 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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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이야기를 제외한다면 아키에이지의 이야기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즉, 유저가 스스로 개척하며 만들어야 한다. PC RPG처럼 정해진 시나리오를 따라 진행하는 국내 유저들의 시각에서 아키에이지의 시스템은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아키에이지는 테마파크와 샌드박스형 구조를 결합했다.
용어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테마파크형은 놀이동산처럼 여러가지 기구들을 설치하고 유저들을 유혹하는 게임이다.
샌드박스형은 해변가의 모래사장처럼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게 만든 게임이다.
아키에이지의 경우 저레벨 구간에서는 테마파크형 위주로
중, 고레벨 구간에서는 샌드박스형 위주의 플레이를 추구하고 있다.

레벨로 봤을 때 30정도에서 종족 퀘스트가 마무리 되는 것은 이런 이유이다.
이 때문에 아키에이지라는 게임을 알고자 하는 사람에게 어려움이 다소 따른다.
지금껏 게임사가 마련해준 잘 짜여진 계획에 따라 플레이를 했는데 아키에이지에는 그런 게 없으니까.
레벨 중반까지는 잘 키웠는데 그 이후에는 어떻게 하라는 건지...
텃밭까지는 어떻게 퀘스트로 얻었는데 여기에 뭘 심으라는 건지...


사람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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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직후에는 심심풀이로 잡곤 했던 필드 레이드 몹. 그들이 흔적을 감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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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가 한정된 구역에서의 사냥은 자리 다툼이라는 사건을 만든다. 빠르게 손을 들지 못하면 참여할 수 없는 징조도 마찬가지다. 참여한 유저와 참여하지 못한 유저. 참여를 하고도 시간이나 호흡을 놓쳐 완료하지 못한 유저로 갈린다.

통합이 이루어지고 난 후 사람은 많아졌다.
예전에는 하루 내내 돌아다녀야 1, 2사람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안 보이는 게 신기할 정도다.
주거 지역은 이미 포화 상태다.
레이드나 사냥도 긴박하게 이루어진다. 자칫 실패하거나 어영부영 시간을 끌면 타인에게 빼앗기기 일수다.

예전이라면 생각도 못할 것들이었으니까.
자리 다툼이라는게 발생하지도 않았던 과거에 비한다면 짜증이 나고 짜증은 다툼을 발생하게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내가 이 게임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솔직히 통합 전에는 너무나 쉬웠으니까.
어디서 무엇을 하든 태클을 거는 사람이 없으니 게임 자체는 쉽고 깔끔한데
일반 콘솔 게임을 하는 것 처럼 느껴졌다.
이런저런 시비로 시끄러운 상황이지만 지금에 와서야 다시끔 아키에이지가 온라인 게임이라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통합이 무척이나 반갑게 느껴진다.

아키에이지는 온라인 게임이다.


왜 아키에이지를 하고 있나?

어떤 것이든 목표 의식이 중요하지만 이를 만들기가 참 어렵다.
아키에이지 같은 게임은 더더욱 그러하다.
어떻게 퀘스트를 진행시켜서 텃밭을 얻었는데 이후에는 어떻게 하라는 지침이 없다.
NPC상인이 많은 씨앗과 가축, 묘목 등을 판매하지만 이 중 뭐가 좋은 것인지도 구별하기 어렵다.
여러 숙련자에게 물어보고, 경매장 물가를 비교해가면서 노력을 한다.
그렇게 게임을 하고 있는데...
왠지 모르게 내가 생각한 게임같아 보이진 않는다.

사실 아키에이지는 수많은 유저들을 불러모아 하는 게임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하면 그만큼의 사건이 발생하기에 겉으로 보기에는 재미가 있을 지 모르겠으나
실제로는 모두가 불평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수요와 공급의 패턴 때문인데 아쉽게도 이에 대한 해답은 나오지 않았다.

간단한 예시를 들자면 무역이다.
아키에이지의 무역은 판매수치에 따른 시세를 적용받는다.
많이 팔수록 시세가 떨어지니 그만큼 손해다.
그렇다고 적게 팔면 시세는 높게 받지만 전체적인 이득면에서는 낮다.

이 때문에 게임이 다소 어렵다.
그렇잖아도 이해할 것 투성이고, 해야 할 것 투성인 게임인데,
거기에 이런저런 공부까지 해야 하니 머리가 아프다.
그러다 보니 쉬운 걸 찾게 되고 남들이 하는 것을 따라간다.
그 와중에 뚜렷한 목표마저 잃어버리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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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에이지에서 징조가 인기를 얻는 이유는 명점이라는 전체적이면서 단순한 목표 의식과 함께 시작과 끝의 명확한 기준점이 있기 때문이다. 인던이 비인기인 이유를 여기에서 찾을 수 있는데, 퀘스트를 제외한다면 인던을 찾을 목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크다.

이것이 말해주는 바는 크다.
서버 통합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모였음에도 게임의 흥미도가 바뀌지 않는다.
심뽑이나 무역, 닥사 등은 사람이 많으나 적으나 매일 하는 일과다.
쉽게 말해 바뀌는 게 없다는 말이다.
굳이 있다면 채팅창이 조금 빨리 올라가는 것 정도?

사람이 모이면 사건이 발생하고,
하나의 사건에 수많은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다양한 방향성이 나와야 하는데
지금의 크라켄 서버 분위기는 이것이 어렵다.
그냥 예전부터 하던 거니까.
남들도 하니까.
그렇게 흘러갈 뿐이다.


변한 게 없다

통합이 되고 많은 사람들이 있음에도 이것을 이용할 줄 모르고 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서버가 통합되었다는 것이다.
성은 하나인데 국가가 여럿이면 당연하게도 충돌이 발생한다.
크든 작든 통합 전에는 나름의 세력을 대표하는 사람들이었으니까.
그런 사람들이 한 곳에 모이니 결집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서, 동대륙 뿐만이 아니라 국가 세력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나타난다.

언제부터인가 아키에이지에서는 1국가 체계가 망섭으로 향하는 카운트 다운이고,
거대 원정대의 횡포로 컨텐츠를 즐기지 못한다고 말한다.
크라켄 서버의 유저들은 그것을 알면서도 그 방향으로 가고 있는 중이다.
자리는 하나. 그 자리에 앉고 싶어하는 유저는 무수하기 때문이다.


결론은 발언권자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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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급 레이드를 하려면 징조처럼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뚜렷한 목표와 기준이 있어야 한다. 이를 충족시키지 못한 채 1, 2사람의 목표을 전체의 목표로 포장할 경우 위화감과 거부감을 부를 수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야 초식 유저들도 필드 나가서 쟁에 참여하고,
육식 유저들은 초식을 조금만 배려하는 게임이 되었으면 싶다.
그렇다고 이 글을 통해 강제하고 싶지는 않다.
오히려 크라켄 서버를 잡고 있는 소위 힘있는 유저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이 원하는 게 무엇이냐고.
물론 대답할 것이다 나는 크라켄 서버에서 아키에이지라는 게임을 즐기고 있다고.
그런데 정말일까?

확실한 건 이대로 가면 통합 이전의 서버와 똑같아진다는 것이다.
유저는 점점 줄어들고 여러 원정대는 통폐합을 반복하면서 하나의 원정대만 남을 것이다.
고작 한 달이 흐른 지금 그게 눈에 보인다.

이건 초식 유저의 참여로 극복하는 문제가 아니다.
초식 유저들도 책임이 있지만 더 큰 책임은 크라켄 서버를 잡고 있는 일부 유저들이다.
게임 이해도나 유저들을 이끄는 데에는 그들만한 게 없으니까.
참여해달라는 말로서 끝내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해야 게임이 즐길 수 있는 지 보여준다면 여타 유저들도 호응을 해주지 않을까 싶다.
가령 모든 유저들과 적대관계이지만 그래도 쟁을 원한다면 NO TOUCH로 오라는 광고와 그들의 활동성처럼 말이다.

사설이지만 아키에이지에서 가장 재미있는 흐름 중 하나가 유독 적대 세력의 움직임이 잘 보인다는 것이다.
반면 우호 세력의 움직임은 일부를 제외하면 거의 찾을 수 없다.
일반 유저 입장에서 우호 세력은 레이드하고 인던을 도는 하드 유저들의 세상이다.
그래서 적대 세력을 크게 보는 경향이 있다.
이것을 생각해 봐야 한다.


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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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저도 게임 속에서 재미를 찾고 즐겨야 하지만 중요한 건 게임사의 태도이다. 게임사에서 조금만 신경써준다면 게임의 지속성은 오래간다. 유저들이 바라는 건 거대한 업데이트가 아니라 하루 혹은 한 달 더 즐길 수 있는 재미다. 그리고 쉽게 해결하는 게 아니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향을 설정해줘야 한다.

글이 길어지면서 횡설수설한 감이 없잖아 있다.
이 글을 적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효율성이고, 다른 하나는 안타까움이다.
게임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왜 스트레스 받으면서 하고 있냐는 것이다.
게임이기에 복잡하게 생각할 건 없다.
하고 싶은 만큼 즐기고 재미가 없으면 하지 않으면 그만이니까.
다만 조금이라도 뭔가 의미를 부여한다면 보다 재미있는 게 사실이다.
하루 24시간 중. 얼마를 아키에이지라는 게임에 투자하는데 작은 재미마저 얻지 못해서야 되겠는가?

통합 분위기는 아직 혼란스럽지만 나름 정리가 되었고,
유저들도 적응이 되었다. 남은 건 즐기는 것이다.
그리고 조금 적극적이었으면 싶다.
이제 겨우 한 달이고 한편으로는 벌써 한 달이다.
부디 통합 이전의 서버로 회귀하는 것보다 활발하게 움직이는 그런 크라켄 서버가 되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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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
  • 마쵸킹 @안탈론 | 55레벨 | 추적자 | 페레
    노예였던자들이 갑자기 해방되면 자신에게 주어진 자유를 감당 못할때가 있음 대표적예가 우리나라 유저들 특히 아키에이지 유저들일뿐 그동안 게임사가 정해준 룰대로만 플레이 하던걸 롤플레잉 이라고 하였을뿐 롤플레잉의 본연을 망각한 많은 게임사들에 의해 국내 유저들이 그동안 사육당한것일뿐 오히려 아키가 요즘 다시 유저 사육형 게임으로 돌아가는게 안타까울 뿐임 그러면 또 노예근성 가득한 유기체 인공지능 생물들이 떠날테지만
    2014-08-11 14:40
  • 주드로 @레비아탄 | 54레벨 | 흑마술사 | 페레
    잠시 생각에 잠기게 하는 정말 좋은 글입니다.
    2014-08-11 18:19
  • 하트나래 @에안나 | 55레벨 | 은둔자 | 페레
    스스로 동기부여가 안되면 자유도가 아무리 높아봐야 무쓸모인...
    처음과 끝이 확실히 있는게임을 하려면 콘솔로 가야죠 ㅋㅋ
    2014-08-11 22:14
  • 아칸 @크라켄 | 55레벨 | 유령 용사 | 페레
    사실관계를 떠나서 글을.참 잘쓰시네요. 잘.읽고 갑니다.
    2014-08-12 02:41
  • 리에님 @에안나 | 54레벨 | 흑마술사 | 하리하란
    우와~ 슈테님 글 너무 좋네요!!
    2014-08-12 03:36
  • Heart @크라켄 | 54레벨 | 사제 | 누이안
    추천!!! 글 잘읽고갑니다.
    2014-08-12 14:27
  • 카닐란 @크라켄 | 53레벨 | 사제 | 누이안
    좋아요!
    2014-08-12 23:41
  • 메지션 @크라켄 | 55레벨 | 흑마술사 | 엘프
    잘 읽었어요^^~
    2014-08-13 07:26
  • 전산 @크라켄 | 50레벨 | 심판자 | 하리하란
    언제부터인가 아키에이지에서는 1국가 체계가 망섭으로 향하는 카운트 다운이고,
    거대 원정대의 횡포로 컨텐츠를 즐기지 못한다고 말한다.

    동감입니다.
    2014-08-14 16:33
  • 귀염둥이언니 @안탈론 | 50레벨 | 그림자 투사 | 엘프
    근데 초식유저는 일단 어느정도 숫자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육식유져 밥도 되주기도 하고 일단 초식유저들의 생산력이란 어떤부분에 있어선 현질러에 버금가거나 뛰어넘는다고 보거든여. 경매장이 낮은가격에 활발하게만 돌아가줘도 아키에이지에서 수많은 컨텐츠를 더 즐길수 있으니까요. 예전처럼 사람도 없는데 그 사람들이 초식유저들뿐이라면 문제겠지만 현재처럼 일단 사람이 많아진 상황이니까요! 근데 보면 사람이 갑자기 늘어서인지 땅장사 하는 사람들이 많고 밭은 놀고있는곳도 많고 근데 땅은 없고 복귀하고 아이템없고 돈없고 그렇다고 결제하자니 아직적응안되고 초식화 될수밖에 없는 사람들도 많을거라 생각해요.
    2014-08-15 09:02
  • 조조03 @안탈론 | 50레벨 | 용병 | 엘프
    초기 아키에이지를 소개할때 "유저가 만들어가는 세상"이게 핵심임.
    초창기라고 흥미요소가 지금과 다를꺼라고 생각하나여 ?

    초창기도 명작,레이드,닥사,무역 등 지금과 다를게 없다고 생각함,
    근데 뭐가 재밋었냐 사건 사고가 많은점이 재밋었지
    각 서버별로 BJ를 중심으로 쟁이나 분열 그리고 새로운 대형 원정대가 만들어지고 터지고 하는 과정속에
    명분을 가진 쟁이 너무 재미있었죠

    국가를 만들수 있는 지금 닥사 이런거 하지말고 여기저기서 결속하고 들고 일어나서 기존에 자리잡고 있던
    강한 원정대나 국가를 상대로 쟁을 펼쳐서 세력을 밀어내거나

    운영자 측에선 해적 복지 좀 개선해서 해적 세력을 확장시켜서 해상에서의 전투가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것도
    괜찮다고봄
    2014-08-19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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