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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아즈나."

아즈나라 불린 소녀는 자신을 부른 소년을 바라보았다. 어린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조금 차가워보이는, 물빛 눈동자 속에 자신의 모습이 비치고 있었다. 어깨를 조금 넘는 찰랑이는 은발은 시리도록 아름다웠고, 소년과 같은 빛깔의 눈은 차갑기보단 신비스러운 느낌을 자아냈다.

"왜그래, 오스테르?"

아즈나와 오스테르는 이란성 쌍둥이이다. 책과 이야기를 좋아하던, 평범했던 아이들.

"끝나지 못한 이야기를 아쉬워 했던게 잘못 된 걸까?"

"아니, 그렇지않아."

오스테르는 책상 위에 올려져있던 종이 한 장을 집어들었다.

흰 종이에서 은은한 푸른 빛이 났다.

"활자로 이루어진 세계와 현실을 넘나드는 건... 정상은 아니지?"

"응... 확실히."

오스테르는 종이를 다시 책상 위에 올려두었다.

"소망은 간절히 기도해도 이루어지지 않기에, 스스로 노력해서 나아가라는 교훈을 줘."

"하지만 지금은..."

"나도 알아. 모든 소망이 이루어져, 부서져 버렸다는 걸."

"..."

"아즈나의 소망은 뭐야?"

"... 평범한 세계. 활자는 활자답게, 책은 평범히 읽혀지는 그런 세계."

오스테르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 소망이 이루어지지 않는 걸 보면 이 세계 자체가 생명을 가지고 소멸을 거부하고 있다는 가설 일 수도 있겠네."

"... 어려워."

"쉽게 말하면 '전 세계.' 처럼 스스로 노력해야 이룰 수 있다는 거야."

아즈나는 배시시 웃었다.

"그거... 마음에 들어."

"우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해야겠지? 그러려면 '게시글.' 들이 모일 공간부터 만드는 게 좋겠다."

"게시글...?"

오스테르는 아즈나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고 말했다.

"일종의 비유랄까. 끝 맺지 못한 모든 이야기를 뜻하는 단어야."

오스테르는 그렇게 말하곤 책상 위에 놓여있던 빈 책을 펼쳤다.

그리고 깃털펜에 잉크를 적시고 글을 써내려갔다.


모든 이야기의 시작,

완성되지 못한, 모든 이야기를 수용하는 열린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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