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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의 땅으로 흘러가는 강을, 폭포를 거슬러 올라 고대의 숲, 침묵의 호수에 다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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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호수에 다다르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거대한 오벨리스크였다.

무얼 위해 만들어졌는지 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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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벨리스크 앞에 홀연히 서 있는 원혼은 나에게 무언가를 전하려 말을 거는 듯 했지만 원혼인 그의 말은 나에게 들리지 않았다. 전해지지 못한 스스로의 말이 안타까운듯 원혼은 고개를 연신 내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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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사공의 이름은 카론이라 하였다.
마치 죽음과도 같은 정적으로 가득 찬 호수 한 가운데서 배를 띄우고 있던 그 사내는 죽은 아내를 기다리며 반딧불이를 찾고 있다 하였다.

반딧불이가 담긴 병을 건네주자 그는 피리를 건네주며 불어보라 하였다.



그가 완전히 원하던 소리는 아니었겠지만, 카론은 만족한 표정을 지으며 나룻배에 드러누워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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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터에 서 있는 사내 또한 오지 않는 자신의 연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사내는 등불을 호수에 띄워 그녀가 오기만을 고대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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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불이 반짝이는 호숫가는 마치 한 폭의 풍경화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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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룻배를 타고 지나치는 세바스티안 백작의 휴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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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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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에 둘러싸인 사내를 발견했다.

말을 걸어보았지만 사내는 슬픔으로 가득 찬 눈으로 호수만 바라보며 입을 열지 않았다.

이 남자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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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여신의 수영을 몰래 훔쳐보는 '케이'라는 남자는 그 장면을 훔쳐보기 위해 하루종일 숨어 있는 듯했다.

좋은 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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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호수에서 시들어간 수많은 영혼들을 위해 묵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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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한 구름과 물안개가 흘러가는 밤이 아쉬운듯 새벽빛을 가려 호수를 검게 물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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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아침인 듯 햇살이 산 너머에서 호수를 반짝이게 물들였다.
어느새 새벽 안개는 모두 사라진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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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니스테르의 카어 노르드를 향해 바삐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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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저 오벨리스크는 시간과 바람이 그 몸을 갉아먹어 스러지기 전까지는 호숫가에서 늘 여행자를 지켜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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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스테르 입구의 낮은 성벽을 보며 생각했다.
이 호수 주변에서 외로움과 기다림뿐 아니라 사랑과 연인과 함께하는 즐거움이 있기를 바라며.


댓글 11
  • 푸틴 @진 | 50레벨 | 첩자 | 엘프
    분위기...
    2013-04-18 00:16
  • 동쪽의마녀 @안델프 | 50레벨 | 사제 | 하리하란
    우앙 분위기도 좋고 짱이네여!! 무슨 여행기? 이런 프로그램 보는 듯한 기분도...?
    2013-04-18 00:20
  • 딸기맛소주 @키프로사 | 0레벨 | 야성의 초심자 | 엘프
    하리하란 여왕의 전쟁기념비석인가 그럼
    2013-04-18 00:22
  • Dawn @루키우스 | 50레벨 | 몰이꾼 | 하리하란
    여행기 잘 읽었습니다. BGM과 글의 풍이 참 잘 어울리는 느낌이네요.
    2013-04-18 00:31
  • 셰시안 @루키우스 | 50레벨 | 심문관 | 엘프
    분위기 있다.
    2013-04-18 17:15
  • 접속 @올로 | 50레벨 | 악몽 연주자 | 페레
    ㅜ,ㅜ 슬프네염..... 음악도 고대의숲도 너무 잘 믹스 되어서 보는내내 감탄 했습니다 ^^ 저도 저런 사양으로 겜은 되지만...바닷속으로 은신... 숨어서 물위에 적이 잘 안보여.. 퀄이티만 낮췄는뎅..ㅜ.ㅜ 정말 아름다운 아키군욤.
    2013-04-18 19:54
  • 미호 @타양 | 50레벨 | 숲의 방랑자 | 엘프
    우와아아아아,,,,,,재밌어요...멋져요..
    2013-04-18 20:31
  • 원샷원킬 @에안나 | 50레벨 | 숲의 방랑자 | 하리하란
    오 개인적으로 고대의 숲 좋아하는데
    멋진 글이네요..!
    2013-04-18 22:49
  • 시온 @키프로사 | 12레벨 | 사제 | 누이안
    왜 전 이걸보고 150년전 이니스테르의 대마법사 헤름그루드의 도깨비불 성분 분석 연구가 생각나는거죠;;; 삭막한듯;;;
    2013-04-18 23:21
  • 김일용 @에페리움 | 50레벨 | 애도의 악사 | 하리하란
    감성이 매우 풍부하시내요 좋은 풍경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2013-04-19 03:18
  • 유클리드 @오키드나 | 50레벨 | 그림자 검 | 누이안
    바로 새벽에 다녀와서 새삼 많이 떠오르네요. 여기 호수바닥에 여자시체있어요. 퀘스튼줄 알고 다가갔는데 아무것도 안뜨더니.. 그냥 죽은 부인이란 뜻으로 있는건가보네요..
    그리고 호수의 큰 나무뿌리 밑이 입구인 수정동굴 들어가는것도 나름 재미나더군요 :)
    처음 들어갈땐 얼마나 가야하는질 몰라서 숨막혀 죽을뻔했지만요 ㅋㅋ
    2013-04-19 09:38

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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