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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이게 무슨 짓이냐."
"서버를 살리는 중입니다, 아버지."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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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풀어보기 전에, 너무나도 유명한 이 광고를 짚고 넘어가고 싶다. 우리는 오늘, 협상으로 가지는 온전한 절반도, 전쟁으로 가지는 파괴된 전부도 아닌 제3의 길을 택하였기 때문이다. 굳이 이를테면 "존중으로 가지는 온전한 전부"라고나 할까. 물론 오늘 가진 시간의 의미는 그 길을 가기 위한 첫 걸음에 지나지 않는다. 보다 많은 존중이 그보다 많은 자유 가운데 존재할 때 비로소, 우리가 목표하는 새로운 길은 보이기 시작하리라.

과연 2014년 4월 20일이, 흔히들 자조의 의미를 담아 "델촌리"라고 부르는 이 델피나드 서버에서, 변혁의 물결이 그 효시를 쏘아올린 날로 기억될 수 있을 것인가. 분명히 우리는 첫 걸음을 내디뎠다...이제, 끝까지 함께 나아갈 수 있는 신뢰를 쌓아 나가면서, "온전한 전부"를 공유해나가기로 했다. 공존의 길을 우리는 지금 걷고 있다...그것은 결코, 절반을 온전케함도 아니요, 전부를 파괴하는 것도 아니다. 누구나 꿈꾼 적이 있을 법한 이상향을 델피나드에 구축해나가는 지난(至難)의 업을 짊어지기로 한 것이다. 이것이 분명 "정해진 대로 따라가는 것이 아닌 스스로 원하는 것을 선택하고 만들어가는 세상"이리라.

그 첫 번째 단계로 20일 저녁에 열린 제1회 통합국가총회에서 결의된 사항들과, 그것에 대한 조금 자세한 이야기를 풀어내어 보고자 한다. 먼저 부탁하고 싶은 것은, 이번에 결의된 사항 가운데 핵심전제가 되는 것 중 하나가 "새로운 시작"에 있었으니만큼, 기존에 여러분이 가진 감정의 골이나 편견이 있다면, 모쪼록 지금 잠시 내려놓고 우리들의 목표하는 바를 평가해주었으면 좋겠다.

총회는 오스테라요어랜드 극장에서 이루어졌다.


#1. 201404202000

통합국가를 이루고자 하는 데 있어서 공식적인 발족의 선언은 사실 몇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4월 16일 에아나드 1.2 업데이트가 이루어진 날 밤의 일이었다. 정확하게는 4월 15일, 연합 채팅을 통해 언급이 되었고, 그 기초규칙(핵심수칙 7개조항을 포함하는)과 개요가 공시된 것이 이때이다. (아마데우스에 의해 작성된 공지 바로가기)

이때부터 국가 한마음델피나드 서버의 각 유저를 대상으로 가입신청을 받기 시작했고, 실제로 이날 밤에는 국가 가입을 위한 문의가 쇄도하여 4명이 나누어 담당하고 있던 가입문의창구가 반쯤 마비 상태에 이르렀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통합국가가 어떤 개념인지, 앞으로 어떤 식으로 운영될 것인지에 대한 문의가 상당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 가운데 가장 점유율이 큰 문의는 '한마음이 서버를 규합통일하려는 것인가' 였으리라고 본다. 필자는 비록 그 종결을 보지 못했으나 내전 기간이 상당히 길었고 국가간 골도 깊었던 서버이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질문이었겠지만, 최소한 지금까지의 모습 가운데 그러한 목적성은 딱히 보이지 않는다. 도쿄여 어째서 믿지 않느냐

어수선한 가운데 오스테라요어랜드 극장으로 사람들이 갖가지 탈 것을 타고 모여들기 시작했고, 그 모습은 지금까지 '지나가다가 사람을 만나면 그 날은 운수대통'이라고까지 불리는 델피나드 서버가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 가운데 분명히 다른, 가장 활발한 것이라 평가할 수 있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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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이아 대륙을 본거지로 두고 있는 유저들은 평소에 볼 수 없었던 하리하라 대륙의 시설이 다소 생경한 듯 어수선한 움직임을 보였으나, 그것은 그리 큰 문제가 아니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다들 객석에 자연스럽게 위치하게 되었다. 아리나에 선 것은 현 한마음 국왕, 아마데우스였다. 이날의 총회는 그가 전체적인 순서를 이끌었고, 레이드콜을 통해서도 동시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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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운영진 선출

아키에이지국가 시스템은 그 명성에 비해 다소 허술한 모습으로 구현되어 있다. 국가 전용 페이지가 있는 것도 아니고, 거성(居城)에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기능이 있는 것도 아니다. 때문에 국가가 제대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산하 원정대의 원정대장들이 원정대원들과 국가 수뇌부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맡아 주어야 한다. 국왕 혼자서 이를 담당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인간이 기억하여 인지할 수 있는 인맥의 수는 150여 명이 한계라는 수 년 전의 연구 결과도 있지 않은가.

따라서 통합국가의 운영진으로는 국가에 속한 원정대의 원정대장 및 부원정대장이 선출되었다. (물론 이 날 사정이 있어 불참한 원정대장이나 부원정대장은 대리인의 참가가 인정되었다) 필자도 일단은 원정대를 꾸려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운영진으로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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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에 알게 된 일이지만, 국가의 운영진이라는 것은 원정대를 꾸리는 것보다 체력을 소모하는 일이었다...그야말로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아마데우스가 이끄는 통합국가는, 그만큼 정해야 하는 일, 처리해야 하는 일, 생각해야 하는 일로 가득한 것이었다. 으음, 후회하냐고? 전혀 그렇지 않다. 필자는 낯을 심하게 가리는 성격이기야 하지만, 다른 사람이 즐거워하는 것을 그 이상으로 좋아하기 때문에 지금도 이 때 나서길 잘 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각 원정대장 및 부원정대장이 간결하게 자기소개를 하고 다시 자리로 돌아가는 것으로 일단은 운영진 선출이 선언되었고, 반발 없이 총회는 다음 차례로 건너갈 수 있었다.


#3. 핵심수칙 7개항의 선언

이어서 진행된 것은 통합국가의 핵심수칙(크게 7개 항목)의 선언과 확정이었다. 총회 당일에는 큰 항목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부가 설명을 레이드콜로 진행하는 방식으로 안내되었다. 사실 이러한 수칙은 활동방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것이다. 이것이 없으면 국가라는 큰 모임이 제대로 움직일 리가 없다. 또한 반갑지는 않은 일이겠지만 국민 가운데 분쟁이 생길 수도 있는데, 이 때의 잘잘못을 따지는 데도 수칙은 필요하다. 물론, 통합국가 같은 경우에는 총회가 모든 것의 결정권을 가지고 있지만.

통합국가 확정회칙 바로가기

실제의 법률과 비교하면 많이 조잡하다 여길 수도 있겠으나, 게임을 하면서 사람들을 통솔하기에는 이 정도가 딱 좋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이전, M 게임에서 길드 마스터를 맡고 있을 때 이것보다 조금 더 장황스러운 규칙을 작성한 적이 있었는데, 공시를 하고 난 뒤 상당기간 제대로 지켜지질 않아 몇 번이고 재공지한 기억이 있다. 방향성도 분명하고 요약하기도 쉬운 통합국가의 회칙은 그런 의미에서 아주 적절하게 작성되었다고 본다.

레이드콜을 통해 예제를 들어가며 설명해준 것도 인상적이었다. 사례가 아주 이해하기 쉬운 것들로 이루어졌으며, 풀어 가며 설명해주는 센스도 좋았다. 불특정다수가 이해하기에 썩 괜찮은 정도를 지키는 아마데우스의 모습은 실로 레지스탕스 시절부터 산전수전 다 겪은 지도자의 그것이었다.


#4. 참여자 의견 수렴

총회가 단방향성이 되어서는 안 된다. 쌍방향성이어야 모이는 의의가 있는 법이다. (단방향성의 가장 가까운 예제는 바로 북한의 찬성확인식 선거이다. 얼마나 쌍방향성이 중요한지는 이 예제로 충분하리라 생각한다) 이를 한마음은 놓치지 않고 잘 짚은 상태였다. 회칙이 발표된 후, 이 모든 것에 대하여 총회 참가자들이 발언할 수 있는 시간을 처음부터 포함시켜 둔 것이다.

예상한 대로 주로 회칙의 기본수칙 부분에서 질문이 있었다. 특히 제4조 4항인 "통합국가 국민은 같은 국민을 강제공격할 수 없다" 에서 경우를 들어가며 질문이 있었고, 간단명료하게 준비된 답변이 돌아왔다. 워낙 예제나 반례를 잘 들어 설명된 것이기 때문에 크게 많은 질문은 아니었지만 다들 총회에 집중하고 있다는 반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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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폐회, 그 다음

늦게 오신 마이비헤이걸의 자기소개가 있었고, 그 외에도 국민에게 알리고 싶은 사항들을 잠시 알리는 시간을 가진 뒤 총회는 폐회되었고 다들 헤어졌다. 쓴 것은 얼마 되지 않으나 제법 긴 총회였기 때문에 일부는 '랑그레이라도 잡으러 가자'라고 주장했으나 대체로 쉬러 가는 분위기였다.

이후 총회에서 결정된 사항이 간단하게 공지되었고, 4월 22일에는 각 운영진에게 보다 상세하게 정리된 회칙이 게임 속 편지를 통해 전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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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바로 이어 4월 22일 저녁에는 운영진들의 첫 번째 회의가 열렸으며, 여러가지 사항이 결정되었다. 특히 이 날의 운영진 회의에서 결정된 것 가운데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통합국가의 첫 번째 크라켄 레이드 일정과 아이템 분배 규칙이 정해진 것이었다(이 이야기는 별도의 기사를 통해 다루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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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를 진행할 때 보인 아마데우스의 늠름한 모습을 마지막으로 끝이 애매한 이번 기사는 맺도록 하겠다)


소소한 후기

국가 관련...그러니까 결국 정치 관련 기사를 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에 가입하는 것 자체부터가 처음이고, 많은 사람들이 제각각의 의견을 내는 자리에 가본 적은 더더욱 없다. 때문에 이번 기사는 상당히 용두사미의 구조를 보이는 빈약한 기사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이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델피나드 리포트는 계속하여 통합국가의 이야기를 써나갈 예정인 코너이기 때문에, 다음 이야기 때 더 잘할 수 있기만을 바라고 있다.

현재 통합국가는 그 틀이 잘 잡혀가고 있다. 양적, 질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며, 내일을 기대해봄직한 단체로 완성되어가고 있다. 앞으로 수많은 이야기들이 만들어질 것이고, 그것을 나는 온전히 기록하고자 한다...


To be continued...

댓글 19
  • 뚜쉬뚜쉬 @올로 | 52레벨 | 흑마술사 | 엘프
    온전한 전부...구만유 ㅇㅅㅇ
    2014-04-26 15:52
  • 은서야 @루키우스 | 55레벨 | 사제 | 엘프
    온전한 전부일지 파괴된 일부일지 ...
    대립없이 어떻게될진 모르겠네요..흠
    2014-04-26 17:35
  • 아마데우스 @델피나드 | 54레벨 | 추적자 | 페레
    산전수전 -_-;;; ㅎㅎㅎ 너무 멋있게 표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2014-04-26 18:09
  • 홈쇼핑 @이녹 | 52레벨 | 그림자 검 | 하리하란
    통합국가라... 뭔가 이상적이군요. 적도 없고 무역도 자유롭게~
    2014-04-27 00:26
  • 푸하핫 @멜리사라 | 55레벨 | 추적자 | 하리하란
    회의 장소 아직도 저기인가요 ㅋㅋㅋ 섭초기 오베때도 제가 매발단 대표로 저기 갔던게 기억나네요.....
    참 많은 일이있었죠 제 고향 델피 잘 부탁드립니다
    2014-04-27 00:52
  • 이도류 @델피나드 | 54레벨 | 자객 | 하리하란
    다른것보다 눈에 들어오는건 여명.......
    2014-04-27 06:02
  • 이도류 @델피나드 | 54레벨 | 자객 | 하리하란 푸하핫 @멜리사라
    하핫온니~ 나도 여명 ㅠ
    2014-04-27 06:02
  • Merald @루키우스 | 55레벨 | 은둔자 | 하리하란
    델피서버 유저가 아니라 그 서버의 풍토나 성향에 대해선 잘 모릅니다만 기사를 읽어보면
    대립되던 국가끼리 하나에 통합국가에 뭉쳐서 화합의 장을 연다로 해석해도 되려나요
    예전에 메어서버가 생각나네요.
    적도 없고 무역도 자유롭게가 결코 좋은게 아닐텐데.. 긴장감도없고 그저 골드모으는 것에 재미를 느끼는 사람들에겐 이상적일수도있겠네요.
    2014-04-27 09:40
  • Merald @루키우스 | 55레벨 | 은둔자 | 하리하란
    대립할 만한 적이 없다면 게임내에서 인위적으로 갈등이나 재미요소를 불러일으켜야할텐데
    국가차원에서 이벤트나 레이드를 계획하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장기적으로 볼때 그런계획을 잡고계시다면.. 말리고싶네요
    견제없는 레이드는 단순한 노동으로 전락하고, 잦은 이벤트도 몇 주 뒤가 되면 관심들이 많이 식는게 당연한 수순이라 봅니다.
    2014-04-27 09:45
  • Merald @루키우스 | 55레벨 | 은둔자 | 하리하란
    어찌됬건 이미 추진 중인 일을 물리기도 뭐하니
    나쁜선례를 깨고 좋은 표본이 됐으면 좋겠네요
    2014-04-27 09:50
  • 에우렐 @델피나드 | 52레벨 | 첩자 | 엘프
    진짜 적이 없으면 참이상적이지만 적이 있는게 함정ㅋ
    2014-04-27 12:19
  • 아마데우스 @델피나드 | 54레벨 | 추적자 | 페레 Merald @루키우스
    말씀 감사하구요...걱정해주시는 그 마음...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대립구조에 대한 의견은 정말 좋은 예입니다.
    제가 모를리 있겠습니까...
    델피나드서버가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겠습니다.
    2014-04-27 12:24
  • 하늘부 @델피나드 | 53레벨 | 사제 | 하리하란
    요기 요기 델촌리 좋습니다 .
    2014-04-27 20:48
  • 고무고무열매능력자 @진 | 53레벨 | 추적자 | 페레
    진짜 델피서버는 유저가 살리네...와
    2014-04-27 21:48
  • Bianca @진 | 22레벨 | 사제 | 페레 고무고무열매능력자 @진
    진서버는 .. 전쟁으로 파괴되고 있는것일까요? ,...
    2014-04-27 23:10
  • 밤밤이 @키프로사 | 53레벨 | 악사 | 누이안
    오 멋지다
    2014-04-28 06:22
  • 플로렌스 @델피나드 | 51레벨 | 첩자 | 엘프
    온 서버를 뛰어다녀 봐도 유저를 만나기 힘든 상황인만큼 아무것도 안하는것보다는 바람직한것 같습니다
    레이드를 진행할 최소인원도 모이지 않는 상황이니 동서가 합심하여 이벤트도 공유하고~ㅎ

    성급한 평가는 미뤄두는게 좋겟네요 상황은 언제 어떻게 급변할지 모르니까요!?
    뭔가를 이뤄나가는 델피나드 유저의 힘을 보여주세요 델피나드 화이팅!!
    2014-04-28 08:31
  • 고무고무열매능력자 @진 | 53레벨 | 추적자 | 페레 Bianca @진
    서로 헐뜯기바쁘니뭐...ㅋㅋㅋ
    2014-05-04 22:22
  • 우주용사박지호 @진 | 55레벨 | 자객 | 엘프
    팬아트좀가져다쓸게여 ㅠㅠ
    2015-04-16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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