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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눈부신 오후..


눈을 뜨자 내 컴퓨터 책상이 보인다.



어제 먹다남은 동원고추참치캔과.. 참깨라면...

그리고 담배꽁초가 가득한 종이컵.



문득 어제 정신없었던 새벽의 일이 떠오른다.

레비아탄을 제외한 모든 레이드를 섭렵하기 위해 100여명이 넘는 사람들과 함께

서대륙과 연합을 제압해가며 진행했던 12시간..


힘들었지만 뿌듯했고 잠시나마 과거의 영광스러웠던 젊은 시절이 떠올랐다.

이 감정이야말로 내가 컴퓨터 게임을 계속하게 만들어주는 원동력이 아닐까?


아침이 되어서야 잠이 들 수 있었지만 다음날 받을 분배금을 생각하니

설래여서 침대에 누은 뒤 2,30분을 더 뒤척이다 잠이 들었었다.


덕분에 오후 늦게나 되어 눈을 떴지만..

시원하게 기지개를 편 후 침대에서 일어나자 마자 컴퓨터의 전원 버튼을 눌렀다.

위잉 하고 돌아가는 쿨러팬 소리는 내 기상을 본격적으로 알리는 기상알람과도 같았다.



정신이 맑아짐을 느낀다.



방문을 열자 부모님은 출근하고 없다.

다시 나의 자유로운 삶이 시작됨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부엌에 가서 찬물을 한잔 마시고 콘푸레이크를 밥그릇에 담았다.

우유는 없었다.



조금 아쉬웠지만 가벼운 블랙퍼스트로는 모자람 없는 식사다.


콘푸레이크를 손으로 입에 우겨넣으며 컴퓨터 앞에 앉았다.

습관처럼 레이드콜과 아키에이지를 켜며 휴대폰을 책상 옆에 두었다.



이미 3년간 아키에이지를 하느라 친구들과의 연락을 하지 않아

더이상 연락 올 곳은 없지만


레이드 시간체크와 안탈론 정흡타이밍을 재기위해선 반드시 있어야만 하는것이 휴대폰이다.



아키에이지에 접속하자 우편이 와있다.



난 몹시 기뻤다.

조금은 기분이 고양됨까지 느꼇다.



어제 열심히 일한 대가를 받은 것이다.

하루종일 밀밭에서 일을하고 품삯을 밭은 농노의 기분이 이런 기분일까?



200골 가량이 내 인벤토리에 들어오자 둘도없는 풍족감이 느껴졌다.

이제 이 돈으로 무얼 할지 곰곰히 생각할 차례이다.

잘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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