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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이 되기 위하여 가지고 있는 골드를 박박 긁어 내어 많은 나무와 씨앗을 샀다.
나무와 씨앗으로 나는 나만의 야망을 가지고 침대에 눈을 코 붙히고 잠을 잤다.
아침에 일어나니 내 나무와 꽃이 있어야 하는 곳에 아무것도 없었다.

남은 것은 발자국 뿐이였다.

그렇다. 누가 서리를 해간 것이다.

이제 나는 돈도 없고 재산이라고 할 것도 없다.
게임 속 처참한 내 인생을 본 순간 너무나 기가 차서 밖에 나가
눈 덮힌 산을 보았다.

눈 덮힌 산 한 곳에 어떤 노부부가 무슨 일인지 몰라도 땅을 캐고 있었다.
울타리도 있고 수레도 있는 것을 보니 아마 산 위에 농사를 짓기 위함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연세도 많으신 분들이 왜 이 추운날씨에 나오셨지?

아마 그 분들은 올해의 풍년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미리 나와 꾸준히, 열심히 일을 하시는 것이 보였다.

나는 나를 반성했다.
저 분들은 현실속에서 귀농이 되기 위하여 미리미리 남들보다 앞서 나가는데
그저 나는 세금 싫어! 땅이 좁아! 라는 이유로 아무 땅에나 마음대로 심다가 결국 패배하고 말았다.

현실이 아닌 게임에서 조차 이런 나.
나는 잠시 컴퓨터를 끄고 따뜻한 점퍼 두 개를 들고 산으로 뛰어갔다.

" 할머니, 할아버지 추우시죠? "

나는 그 점퍼를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입혀 드리고

" 제가 도와드릴 일이 있을까요? "

라고 물었다.

" 아이구, 젊은 양반이 무슨 ... "

이라며 나의 도움을 끝내 거절하는 할머니
그저 옆에서 말동무가 되어 드리는게 나의 전부였다.

나는 게임에서 귀농이 되지 않았지만
그 분들이 현실에서 귀농이 되기를 바라며 나는 마음 속에 씨앗을 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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