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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OBT를 즐기면서 내 집의 꿈을 키우던 어느 날, 나는 급성 충수염으로 입원하게 되었지. 전치...는 아니고 퇴원까지 5일. 노트북이 맥북프로인 나는 물론 입원할 때 이 녀석을 들고 갔지만, 아키에이지를 돌릴 수는 없어서, 어쩔 수 없이 5일간 아키에이지를 쉬었어. 돌아와보니 OBT가 막판으로 달리고 있고, 다들 40렙을 찍고 있는데다가 집까지 이곳저곳에 들어서 있더라.

겨우겨우 자리를 잡은 곳은 처음엔 노래의 땅 비파항구 서쪽의 좁은 곳이었어. 그나마 사람들이 모르는 곳인 듯, 허수아비 하나 달랑 있길래 거기에다 심었지. 그리고 5일간 못 한 상단 퀘스트를 하면서 드디어 호박 허수아비를 따내고 보니...그곳은 이미 신도시가 되어 있더라(...) 집은 커녕 호박 허수아비도 못 세울 땅이 되어버린 거야.

거기에 빡친 나는 하리하라 대륙을 이곳저곳 수소문하면서 땅을 찾아 헤매고 다녔지. 근데 뭐, 제목으로부터도 이미 알겠지? 헛수고였어^o^/ 온대작물을 주로 심어서 팔아먹는 나로서는 어쩔 수가 없었지. 그래서 조금 불안하지만 이니스테르로 일단 옮겼지. 근데 이 곳도 집 사서 돌아오니까 그새 이웃(=웬수)이 생겨버린 거여. 님들 지금 나랑 장난하자는 거임?

그때 길드의 누군가가 말했어. "서대륙쪽은 아직 휑하던데요" 응? 진짜?

그래서 나는 포탈을 건넜어. 황금 평원으로! 가 보니, 과연. 이웃이고 뭐고 한 명도 없는 절호의 땅인 거야. 그때만 해도 배의발톱단이나 강한녀석들같은(이름이 맞나...?) 원정대가 황금 평원 씹어먹어 주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그 곳에 집을 짓고 허수아비 두 개를 설치하기에 이르렀어. 뿌듯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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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어느 날부터 일이 이상하게 풀려갔어. 내가 38렙 음유시인일 때 일인데, 갑자기 농사 짓다가 쳐맞고 누이를 보는 일이 잦아지는 겨. 이상하다, 뭔 일이지. 하고 있던 것도 잠시...원인을 알았어. 이 사람들이 황금 평원에서 빠지고 원대륙 차지하러 간 거야. 당장 이쪽에 전력이 잘 유입되지 않다 보니 나는 그야말로 살아 있는 하리하란 샌드백이 되어버린 거지. 이얏호!

그 이후로도 가끔씩 황금 평원의 전쟁에도 참가하고, 전쟁 끝나면 작물을 심고 심고 다시 심고 빙 둘러 심어버리면서, 지금처럼 살고 있어. 오랑캐 땅이라 그런 거니 하면서. 응, 아마 조선시대 사군육진 개척자들도 이런 일 많이 당했을 거야. 나는 누이가 바로 옆에 있으니까 상황이 그나마 그 분들에 비하면 나은 거겠지. 그 분들은 리얼로 죽는 거잖아?

그렇게 생각하니까 뭐, 팔자려니 하고 넘어가게 되더라. 형(혹은 누나)들은 어때? 나처럼 힘없고 가난해도 오랑캐 땅에서 뚝심있게 농사짓고 살 용기는 있어? 그럼 이리로 와. 여기 아직 자리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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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 @오키드나 | 50레벨 | 마법 근위관 | 누이안
    왜놈한마리가 조선에 불법체류하고있는데 어찌 가만있는단말이오
    2013-01-24 19:06
  • 시간 @오키드나 | 50레벨 | 마법 근위관 | 누이안
    오랑캐가 자기멋대로 박아둔건 강제철거 못하나?
    2013-01-24 19:07
  • 비세쳬프 @델피나드 | 40레벨 | 음유 시인 | 하리하란
    아냐, 난 세금도 꼬박꼬박 내고 있어. 불법체류 아냐. 믿어 줘. 서대륙말 못 해서 미안해. 하지만 난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이야. 믿어 줘.
    2013-01-24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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