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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이 도망치던 알카라스와 피레는 일행과 만나기직전 무엇인가를 깨달았다.
그건 바로 레브 원정대원들이 자신들을 충분히 따라잡을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천천히 오고있었다는 점이었다.

"젠장. 우리를 남문쪽으로 몰고있는건가..."

일행들과 만난 알카라스는 레브 원정대와 만나서 있었던 일을 말해주었다.

"허. 트라움은 완전히 광신도 집단이었군. 피묻은 손에 다후타 교단이라니..."

크라에크가 망연자실하자 알카라스는 서문에 비해서 남문이 약할거라하고
일행들을 그쪽으로 유도하려 하였다. 그때 이프스탄이 말했다.

"아니. 광신도들이 안쫒아오는걸 보면 그들은 이미 남문에 있을것이네."

"그럼 어떻게 해야한단 말입니까? 이게 곧 레브 원정대가..."

"서문과 남문이 막혔다면 자네가 아까 말했던 곳으로 가면 되지않은가?
동쪽의 구멍이 난 성벽 말일세. 지금 자네를 보니 생각나더군."

"아!"

큰 깨달음을 얻은듯 알카라스는 짧게 소리냈다. 그렇게 망연자실한
크라에크와 일행들을 데리고 동쪽 성문으로 이동할때 어디선가
폭죽소리가 났다.

피유우웅-! 펑!

"이건 신호탄?"

그 소리에 정신을 차린 크라에크는 신호탄의 색을 보았다. 노란색.
카날리스 원정대가 타고온 배가 위기에 처했다는 뜻이었다. 그걸 본
일행들은 동문을 향해 뛰었다. 하지만 그때 레브원정대가 천천히
뒤에서 보이기 시작했다.

"다후타 여신님께서 신선한 피를 원하신다! 잡아라!"

레브 원정대의 가장 앞에는 검은색 풀플레이트를 입은 네더릴이
있었는데 그의 어깨에 앉은 파란색 로브의 엘프 딥크콘이 고래고래
소리치고 있었다. 하지만 루미네스와 히마론이 보이지 않는걸로
봐서 그들이 다른 원정대원들을 이끄는것 같았다. 카날리스는 아직 거리가
100m 가량은 떨어져 있어서 안전하다고 생각했지만 레브 원정대는
엄청난 속도로 따라붙기 시작했다.

"도망갈수는 없다! 다후타 여신님의 숨결을 받아라!"

딥크콘의 말이 끝나자 그의 기다란 양손 지팡이의 끝에 파란색
보석이 웅웅웅하고 울렸다. 그러고는 작은 보석에서 믿을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양의 물이 쏟아져서 흐르더니 곧 파도가 되어서
카날리스 원정대를 향해 몰아닥쳤다. 그렇게 몰아닥친 파도가
일행에게 쏟아지려 할때였다.

"얼어붙은 대지!"

쩌저적-!

파도는 순식간에 땅에서 튀어나온 얼음벽에 막혔고, 심지어
파도의 일부조차 얼어붙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프스탄은
지금까지 일행들에게 한번도 보여주지 않은 찡그린 얼굴을
하고있었다. 거기다가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했다.

"하하핫! 역시 우리 엘프는 대단해! 마법에 독보적이지!"

자신의 마법을 막은 존재가 똑같은 엘프라는걸 안 딥크콘이
좋아하며 자신의 지팡이에 담긴 기운을 더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아까보다 더한 양의 물이 쏟아져 나왔다.
그에 맞춰서 이프스탄도 노력하였으나 자신의 주 속성인 번개와
빛이 아닌 얼음이어서 그런지 점점 얼음벽이 깨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일행들이 초조하게 파도와 얼음벽의 대결을 보고있을때
뒤에서 알아들을수 없는 소리가 들렸다. 페레인 리어펠이 다른
페레들과 냐퍼즈에게 무언가를 말했는데, 냐퍼즈가 소리치며
반대하는것 같았다. 심지어 눈에서는 눈물이 조금씩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리어펠은 못본척 이프스탄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다른 페레들은 얼음벽에 딱 붙어서 얼음벽에 손을 대었다.
이프스탄에게 뭐라고 중얼 거리던 리어펠은 말이 끝나고 이프스탄이
끄덕거리는걸 보자 안심했다는듯 자신 역시 얼음벽에 다가갔다.
잠시 뒤 얼음벽에 손을 댄 7명의 페레들이 일제히 주문을 외웠다.
그러자 얼음벽 근처가 환하게 빛났고 곧 얼음벽은 산산조각 났다.
하지만 거센 파도는 조금도 일행에게 미치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계속 힘겨루기를 하고 있었다. 리어펠의 주변에는 진한 하늘색의 결계가
쳐져있었다. 그의 철벽의 결계는 다른 페레들과 다르게 투명하지 않고,
뚜렷했다. 그리고 다른 페레들은 리어펠과 똑같이 결계를 치던가,
얼어붙은 대지로 얼음벽을 만들었다. 혹은 자신의 등에서 천사의 날개 형상인
보호의 날개를 만들어내서 일행들을 보호하였다. 이도저도 막을수 있는
능력이 없는 페레들은 일행들에게 자신의 마력을 보내주고 있었다.

"어리석은것들! 미개한 페레주제에 위대한 다후타 여신님의 권능을 막을것
같으냐! 가소롭구나! 가소로워!"

아까와는 다르게 딥크콘은 얼굴을 있는대로 일그리며 소리쳤다. 그리고
더 많은 물결이 파도가 되어 덮쳤으나, 페레들이 막는 벽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 모습을 멍하니 보고있는 카날리스 원정대에게 이스프탄은 크게 소리쳤다.

"지금 어서 도망가야하네! 이들은 자신을 희생하기로 했단 말일세!"

"그게 정말인가?"

미나킨이 놀라며 묻자 이프스탄은 고개를 끄덕거리고는 일행들앞에
섬광의 길을 펼쳤다. 신의 축복으로 지치지않고 오래동안 뛸수있는 마법.
일행들은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하나 둘 씩 올라가기 시작했다.
마지막까지 페레일행들이 다후타의 숨결을 막고있는 장면을 보던 카날리스
원정대원들은 빨간색의 폭죽을 보고는 미련을 버리고 섬광의 길 위로
올라갔다. 빨간색은 더이상 버틸수없다는 뜻의 폭죽이었다.
그렇게 올라간 그들은 서로 대륙과 세력이 다른 페레에게
경례하였다. 그리고는 곧 뒤도 안돌아보고 뛰었다. 냐퍼즈는 끝까지 떠나지
않으려고 발버둥 쳤지만 이프스탄과 알카라스가 강제로 붙잡고 뛰었다.
그녀의 눈에서는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져 나왔고, 입에서는 안타까워하는
소리가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이프스탄은 동대륙 언어를 알아들어서 그런지
계속해서 굳은 표정을 하였다. 그렇게 그들이 섬광의 길이 사라질때까지
뛰었을때 뒤에서 엄청난 소음과 함께 무언가가 깨지는 소리, 그리고 파도
소리가 났다. 소리를 들은 일행들은 페레들의 희생을 생각하며 동쪽
부셔진 성벽에 도착하였다. 구멍을 막은 나무벽을 들이내고는 한명씩
나가려할때 뒤에서 사람들이 몰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멍청한 다후타의 사도같으니. 자신도 해결못한 주제에 큰소리치다니.
아무튼 빠져나가기전에 도착했으니 다행이로군!"

티티마와 광신도들이 골목 여기저기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 모습을 본 카날리스 원정대원들은 다급해지기 시작했다.

"어서 한명씩 천천히 빠져나가라! 여자들부터 내보내!"

크라에크가 소리치며 자신의 허리에서 기다란 레이피어를 꺼냈다.
그리고는 빠르게 원정대원들에게 지시하여 방어진영을 취했다. 그 모습을
웃으며 보던 티티마가 광신도들에게 명령을 내리려고 할때 반대편
골목에서 많은수의 병사들이 들이닥쳤다. 바로 레브 원정대였다.

"티티마. 그대에게 준 기회는 끝난걸로 아는데?"

루미네스가 앞으로 나서며 티티마를 노려봤다. 그러자 티티마는 살짝
움츠렸다가 곧 자신이 겁먹었다는걸 깨닫고는 그걸 부정하고자 크게 말했다.

"웃기는 소리하지마라! 우리 피묻은 손은 니녀석의 부하가
아니란 말이다! 우리는 현재 동등한 동맹..."

서걱.

티티마는 끝까지 말을 하지도 못했다. 루미네스의 빠른 발도에 그대로
목이 잘려서 얼굴이 바닥을 뒹굴었다. 그 모습을 보던 루미네스는 자신의
칼에 묻은 피를 털어내며 말했다.

"카르테일. 앞으로는 니가 피묻은 손을 맡아라. 계약은 그대로 지속하겠다."

그러자 티티마 근처에 있던 깡마른 사내가 앞으로 나오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사실 안식의땅에 온 피묻은 손 교단의 일부는 모두 선발대로, 그들끼리도
세력 다툼이 있었다. 하지만 방금 티티마가 죽음으로써 그 세력 다툼은
끝나고 말았다. 카르테일은 피묻은 손 교단에게 외쳤다.

"모두 이 근처를 포위하라! 쥐새끼 하나도 못빠져 나가게!"

그 말에 공포에 질린 광신도들과 원래 카르테일의 부하들이 재빠르게 주변을
감쌌고, 흡족하게 바라본 루미네스는 카날리스 원정대를 보며 말했다.

"이 밤에 성밖으로 나가면 무조건 죽는다. 차라리 여기서 죽는게 어떤가?"

루미네스가 한쪽 입고리를 올리며 말하자 크라에크가 소리쳤다.

"개소리 집어쳐라! 당신이 다후타 교단이었다니! 꼭 본국에 알려서
이곳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겠다!"

"큭큭큭. 해보실수 있으면 해보시지! 네더릴! 새로 만든 너를 테스트 해보겠다!
자! 레브 원정대여! 다후타 여신님의 신도들이여! 잡아라!"

입을 손으로 가린채 웃던 루미네스가 지시하자 그의 뒤에서 네더릴이
튀어나왔다. 그러고는 등의 대검을 꺼내들고 카날리스 원정대에게 뛰어들었다.
그가 발을 딛을때마다 바닥이 조금씩 파였고, 그 뒤를 레브 원정대원들이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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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내일하나, 수요일에 하나 올리면 그때부터는 쓸때마다 올리겠네요.

지금처럼 하루에 1-2개씩이 아니고 말이죠.

그래도 목요일되면 시간 좀 생기니 쓸 수 있을것 같습니다.

대충 12-13화면 끝날테니 다음주 이내로 완결낼수 있을듯하네요.



편마다 말하지만 제가 아키에이지 세계관과 설정을 잘 모르기에 설정 파괴작 입니다.

글재주도 없고, 그냥 떠오르는데로 막 적어서 많이 부족하지만 재밌게 봐주셨으면 합니다.

굽신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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