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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부터 말해야 되나
나는 소작농으로 작은 허수아비에 소소하게 텃밭을 가꾸고 살아가고있었다.
그러던 중 무역퀘를 하면 지금 가진 허수아비의 4배 크기에 달하는 호박 허수아비를 준다는 정보를 입수.
그날로 무역퀘를 시작하였다.

딸기와 거위, 암석 무역퀘는 시간만 투자하면 되는 단순한 퀘스트였다.
이틀 삼일에 걸쳐 세가지 무역퀘를 하면서 나는
'이 속도라면 내일모레 쯤 호박 허수아비를 받을 수 있겠군' 이라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하지만 내 야무진 꿈은 수선화 앞에서 막히고 말았다.


특산품을 만드는것은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문제는 오스테라로 가져가는것.

첫 번째 시도는 퀘스트로 받은 작은 나룻배에서 비롯되었다.
하지만 그날따라 바다는 온통 전쟁지역이고 초승달바다까지 동대륙 사람들이 들어와 있었다.
나룻배를 타고 가던 나는 뭐에 맞아 죽었는지도 모르고 죽어서 귀환되었다.


이렇게 오스테라로의 첫 번째 시도는 허무하게 끝났다.

첫 번째 시도 후 오스테라에 나룻배를 타고 혼자서 퀘스트를 하러 간다는건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운영하는 오스테라에 가는 유료배를 타기 위해 1골드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몇일 뒤
오스테라로 가는 뱃삯은 상당히 싸졌고 간혹 무료로 자유도/오스테라까지 태워준다는 광고글이 보였다.
나는 지금이 때라고 생각하고 자유도로 가는 사람들을 모으는 배에 탔다.

그렇다.
나는 바보였다.
나는 자유도 = 오스테라라는 착각을 하고있었다.
사람들이 광고를 자유도/오스테라 라고 하니 두 장소가 상당히 가깝거나, 아니면 같은 곳이라고 생각한것이다.
내 예상과는 다르게 배는 초승달바다를 지나 위쪽으로 향했다.
결국 나는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혼자 배에서 내려 또다시 나룻배를 타고 오스테라로 향했다.

두번째 시도.
내가 내린 위치는 자유도와 상당히 가까운 곳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오스테라까지 가는길은 무척 멀었다.
첫 번째 시도로 얻은 경험을 되새기며 나는 큰 배 그림자만 보이면 무조건 우회했다.
덕분에 배는 안만났지만 운도 더럽게 없는지 50레벨의 야생의 해파리가 나타났다!
해파리를 만난 나는 나라도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배에서 뛰어내렸고 해파리는 배를 부시고 유유히 사라졌다.
결국 나는 배 없이 오스테라쪽으로 헤엄쳐갔다.

하지만 나는 승리자이다.
이십분 넘게 헤엄을 친 결과 오스테라에 닿은 것이다.
배가 보이면 아군이건 적군이건 확인하지 않고 무조건 잠수를 했다.
물론 무역품을 팔지는 못했지만 (바다에 떠 있어도 가까이만 가면 퀘스트가 됬다.) 퀘스트를 했다는 그 승리감!
바람그늘 마을로 돌아온 나는 호박머리허수아비 도면을 받았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이 때는 몰랐다.
내 앞에 어떤 역경이 기다리고 있는지.....

- 2편으로 이어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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