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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글슈트룬테트의 아키에이지 여행기 11
2013-07-31 23:43 조회 2397 슈트룬테트 @델피나드 50레벨 검은 기사 누이안마치 심문을 당하는 것 처럼 장군의 질문에 답변을 해주고 난 후 이즈나를 벗어난 시각은 늦은 저녁쯤이었다.
타고 온 배는 왕좌로 떠난 지 오래였다. 그래도 나름 왕좌를 위해 일을 했건만…, 오면서 어떤 상황에 처하게 될 지를 걱정했지 정작 일을 마친 후 어떻게 돌아갈 지를 생각하지 못한 것이 큰 실수였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이즈나를 떠나면서 장군의 수행 보좌관이라는 자에게 작은 돈 주머니를 받았다는 점이었다.
그가 붙여준 근위병을 따라 이즈나의 외곽으로 나오고, 마차에 올라 마리아노플로 가기까지. 흔히 왕도라 부르는 길은 생각보다 편했다. 정비된 도로는 물론 다른 지역과 달리 왕도 중간 중간 검문소와 그곳에 상주하는 병사들이 있어서 도적들의 약탈을 방지하고 있었다.
긴 시간의 이동 끝에 도착한 마리아노플의 모습은 기대했던 것 그 이상이었다. 누이안들에겐 하늘에 대한 갈망이 있던 걸까?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성벽과 건물은 한없이 높았고, 또 아름다웠다. 울창한 수목이 어우러진 그위오니드의 아름다움에 비한다면 삭막했지만 나름의 신비함이 존재했다. 수많은 누이안들이 만들어내는 움직임과 소음에 살짝 어지러웠지만 이내 적응할 수 있었다.
마리아노플의 세련됨이 놀라웠지만 뜨거운 태양에 달궈진 도로는 다소 불쾌했다. 마차에서 내리자마자 내가 한 일은 잎이 무성한 가로수 밑을 찾아가는 것이었다. 같이 마차를 타고 온 다른 누이안들은 이러한 내 모습을 바라보며 살짝 실소를 내보였다.
몇 분 지나지 않아 정류소에는 나와 마차를 몰던 마부만이 남아있었다. 정류소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는 성문 근처에는 경비병이 몇 서 있었는데, 그들 중 일부는 한 번씩 내 쪽을 힐끔거리며 수군거리고 있었다. 태양보다 따가운 경비병의 눈초리에 어쩔 수 없이 그들에게 다가가 통행증을 제시하고 마리아노플 안으로 입성했다. 유난히 더운 날씨. 체인 메일을 입고 있는 그들의 모습을 보니 내가 받는 더위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마리아노플을 둘러보는 시간은 생각보다 짧았다. 날이 더웠던 것도 이유였지만 솔즈리드로 돌아가는 배를 타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마리아노플 행 마차에 상인이 하나 있었는데, 그가 속한 상단의 배가 현재 영광의 해안 끝에 정박되어 있으며, 오후 중 솔즈리드를 향해 떠날 것이라는 걸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본래 그들의 목적지는 이니스테르였으나 대화 도중 내 목적지를 알고 나선 선뜻 데려다 주겠다고 했다. 상단주가 친구이기에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는 내심 의심이 들기도 했으나 많은 이들이 탑승한 마차 안에서 선의를 무시하기란 어려웠고, 그렇게 나눈 약속을 어기는 것 역시 어려운 일이었다.
마리아노플의 선착장에서 만나본 그들은 전형적인 소규모 상단이었다. 그들은 마리아노플의 고급 옷감과 예술품이 이니스테르의 귀족들에게 인기가 좋다며, 잘만 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나에게 투자를 권했다.
처음엔 무슨 소리인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약간의 오해가 있었던 것 같았다. 이즈나의 마차 정류장에서 근위병에게 안내를 받으며 탑승을 했는데, 그 모습이 상인으로 하여금 무언가 있을 법한 존재로 비춰졌던 것이다. 그들의 기대어린 시선이 얼마나 부담스러운지…, 일단 솔즈리드에 중요한 일이 있기에 다음을 기약하자는 핑계로 그들의 배에 올라탔다.
초승달 바다는 누이아 대륙 안에 위치해 있지만 그 위험은 어느 바다보다 심각하다고 한다. 이들 상인들도 그것을 알고 있는 지 초승달 바다를 가로질러 가기 보단 해안가를 중심으로 조심스럽게 배를 몰았다. 다소 시간은 걸렸지만 아무 피해 없이 초승달 왕좌에 다다랐고, 짧은 인사를 끝으로 상인 일행과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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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ny
@델피나드
50레벨
비전 무사
하리하란
마리아노플 도시 샷도 하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추천추천!2013-08-01 11:59